드러그스토어 앞에 서면, 매번 같은 고민이 시작된다. 진열대에 빼곡한 수천 가지 제품 중에서 뭘 골라야 할지. 여행 유튜버 영상을 몇 개 봐도 추천템이 다 다르고, 정작 매장에 서면 기억나는 건 "오타이산이랑... 그 뭐였더라" 뿐이잖아요.
그래서 이번 글은, 일본에 7년째 살면서 매주 드러그스토어를 드나드는 현지 뷰티 블로거부터 약사 추천템까지 싹 정리했어요. 의약품, 안약, 헤어케어, 스킨케어, 립, 생활용품까지 — 카테고리별로 "이것만 사면 된다"를 딱 정리해 드릴게요.
🏪 일본 3대 드러그스토어, 뭐가 다를까?
일본 여행에서 가장 많이 마주치는 드러그스토어는 마츠모토키요시(マツモトキヨシ), 웰시아(ウエルシア), 코코카라파인(ココカラファイン) 이 세 곳이에요.
- 마츠키요 — 관광지 중심 매장이 많고, 외국인 대상 인기템을 한데 모아 놓은 코너가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도 편해요. 면세 카운터도 잘 되어 있는 편.
- 웰시아 — 점포 수 일본 1위. 주택가 중심이라 현지인 비율이 높고, 포인트 적립이 잘 되는 게 강점. 매월 20일은 T포인트 1.5배!
- 코코카라파인 — 마츠키요와 합병 후 'MK그룹'이 됐어요. 도심 매장은 마츠키요, 교외 매장은 코코카라파인인 경우가 많아요.
💡 꿀팁: 어떤 체인이든, 관광지 매장은 거의 다 면세(텍스프리) 가능해요. 여권 필수! 소모품(화장품·의약품·식품) 기준 한 매장에서 하루 5,000엔(약 4.5만 원) 이상 구매하면 소비세 10%를 돌려받을 수 있어요. 한 군데서 몰아서 사는 게 이득!
💊 의약품 — 여행 전에 리스트업 필수
일본 드러그스토어의 진짜 본질은 '약국'이에요. 한국에서 처방전 없이 못 사는 것들도 여기선 진열대에 떡하니 놓여 있거든요.
위장약 3종 세트
- 오타이산(太田胃散) — 일본 위장약의 국민템. 가루약이 흡수가 빨라서 효과도 더 빠르게 나타나요. 알약도 나왔지만, 현지인들은 여전히 가루 버전을 추천해요. 숙취에도 효과적이라 술 마신 날 자기 전에 한 포 먹으면 다음 날이 달라져요. 657엔(약 5,800원)부터.
- 카베진 코와 알파(キャベジンコーワα) — 양배추 성분 기반 위장약.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꾸준히 먹으면 위 점막을 보호해 줘요. 현지인들이 "카베진은 집에 늘 있는 약"이라고 할 정도.
- 에비오스(エビオス) — 맥주 효모 기반 위장 건강 보조제. 소화 불량, 배 가스, 더부룩함에 효과적이에요.
감기·통증·기타
- 용각산(龍角散) 사탕 — 목 아플 때 달고 다니는 필수템. 가루약도 있지만 여행 중엔 사탕이 편해요.
- 이브 퀵(EVE QUICK) — 두통·생리통에 빠르게 듣는 진통제. 프리미엄 버전까지 나와서 만성 두통에 시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것만 쓴다"는 후기가 많아요.
-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 — 한방 체지방 감소 보조제. "일본에서 이게 지금 핫해요." 변비 해소 + 체지방 관리를 동시에 도와주는데, 5,000mg 짜리가 원조예요. 유사품이 많으니 브랜드를 꼭 확인하세요. 2년째 꾸준히 먹는 현지 거주자들 사이에서 "화장실이 편안해졌다"는 후기가 압도적.
- 이노치노하하(命の母) — "생명의 어머니"라는 뜻의 여성 건강 한방약. 화이트 버전은 생리 불순·생리전 증후군(PMS)에, 일반 버전은 갱년기 증상에 도움을 줘요. 13가지 생약을 배합한 당의정이라 먹기도 편해요.
⚠️ 주의: 일부 감기약에는 한국 반입이 제한되는 성분(에페드린 등)이 포함되어 있어요. 패키지에 '風邪(감기)'라고 쓰인 약은 성분을 꼭 확인하세요.
👁️ 안약 — 일본이 세계 1위인 카테고리
일본 안약은 종류가 어마어마해요. 렌즈용, 비렌즈용, 블루라이트 차단용까지 세분화되어 있거든요.
- 산테 FX Neo — 뚜껑 딸 때 "찰칵" 소리 나는 그 안약. 시원함이 강렬해서 눈이 확 깨는 느낌. PC 버전은 블루라이트 차단 성분까지 들어 있어서 현대인 필수템이에요.
- 로토 리세 B 핑크(ロートリセb) — 콘택트렌즈 착용자를 위한 안약. 점성이 있어서 눈에서 빠르게 흘러내리지 않고 오래 유지돼요. 렌즈 끼고 눈이 뻑뻑할 때 한 방울 떨어뜨리면 "눈이 반짝반짝 초롱초롱해진다"는 게 실사용 후기.
- 스마일 화이티에(Smile Whiteye) — 충혈 제거에 특화된 안약. 흰 눈동자를 더 하얗게 만들어 줘요. 콘택트용과 일반용이 따로 있으니 꼭 확인!
- V로토 프리미엄 — 눈 피로 누적으로 초점이 안 맞힐 때. 자외선 손상 방지 성분까지 들어 있어서 야외 활동이 많은 여행 중에 특히 좋아요.
💡 꿀팁: 안약 패키지에 'コンタクト'라고 써 있으면 렌즈 착용 중 사용 가능, 없으면 렌즈 빼고 사용해야 해요.
💇 헤어케어 — 지금 일본에서 제일 핫한 건 이것
- 우루리스(ululis) 헤어 오일 — "지금 일본 헤어케어 시장에서 난리 난 제품." 바르고 나가면 향이 너무 좋아서 주변 사람들이 물어봐요. 보라색(플로럴 향)과 노란색(프루티 향)이 인기 1·2위인데 자주 품절돼요. 트리트먼트, 샴푸까지 라인이 확장됐을 정도로 대세.
- 마토메쥬(まとめ髪スティック) — 잔머리 정리 스틱. 왁스처럼 잔머리를 쓸어 올리면 깔끔하게 고정돼요. 한국에도 들어왔지만 일본이 훨씬 싸요.
- 피노(Fino) 프리미엄 터치 헤어팩 — 시세이도에서 나온 초고보습 트리트먼트. 드라이 전에 한 번 바르면 다음 날까지 촉촉해요.
- 케프(CAPE) 3D 엑스트라 헤어스프레이 — 일본 아이돌 헤어 담당 선생님들이 대부분 이걸 쓴다는 전설의 스프레이. 강력하면서도 자연스럽고, 무난하게 잘 고정돼요.
✨ 스킨케어 & 메이크업 — 가성비 끝판왕 라인업
베이스 & 파우더
- 세잔느(CEZANNE) 생얼 파우더 — "생얼인데 생얼 아닌 생얼 같은" 피니쉬. 유분기 잡기, 모공 프라이머, 눈썹 밑 세팅까지 다용도로 쓸 수 있어요. 파우더치고 가격이 착한 편.
- 스킨 아쿠아(Skin Aqua) 톤업 UV 에센스 — 일본 코덕들 사이에서 "가성비 톤업 선크림 끝판왕"으로 불려요. 퍼플 계열이 컬러 톤이 예쁘고, SPF50+ PA++++에 가격도 저렴해서 데일리 선크림으로 최적.
아이 메이크업
- 러브 라이너(Love Liner) — "끝이 뾰족하고 그리기 쉽게 되어 있어서" 아이라이너 입문자부터 프로까지 다 쓰는 국민 라이너. 잘 안 나올 때는 흔들어주면 다시 잘 나와요.
- 키스미 히로인 메이크(Kiss Me Heroine Make) — 메이크업 샵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아이라이너 브랜드. 번짐 없는 지속력이 전설적.
- 캔메이크(CANMAKE) 크림 치크 — 1,000엔 이하로 이 발색? 일본 가성비 메이크업의 대명사예요.
- 마조리카 마조르카 속눈썹 영양제 — 습관처럼 매일 발라 주면 속눈썹이 건강해져요. 이것 꾸준히 쓰는 사람들 후기가 진짜 좋아요.
클렌징 & 마스크팩
- 수이사이(suisai) 뷰티클리어 파우더 워시 — 효소 클렌징 파우더의 원조. 가루를 물에 살짝 섞으면 거품이 진짜 잘 나요. 기름진 피부용, 여드름성, 모공용, 건조피부용으로 라인이 나뉘어 있어서 자기 피부에 맞는 걸 고르면 돼요. 근데! 한국 코스트코에 두 개에 2만 원 초반에 팔고 있어서, 사실 한국에서 사는 게 더 쌀 수도 있어요. 일본 현지 가격이 하나에 1,980엔(약 1.7만 원)이거든요.
- 초이(Choi) 마스크팩 —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한 마스크팩 브랜드. 7장 들이에 에센스가 엄청 촉촉하게 들어 있고, 20장 대용량 베어스 팩도 있어요.
💋 립케어 — 멘소래담의 새로운 전성기
일본 멘소래담(メンソレータム) 립밤이 지금 다시 핫해진 거 아시나요?
- 멘소래담 기본 립밤 — 20년 전부터 일본 올 때마다 선물용으로 사 갔던 그 립밤. 여전히 가격 대비 보습력 최고.
- 멘소래담 리폰듀(LipFondue) — 기본 립밤에서 진화한 버전. 엄청 촉촉하면서 글로시한 질감이 디올 립밤 같은 느낌이에요. 일본 코덕 사이에서 완전 핫템으로 등극.
- 멘소래담 틴트 립 — 은은하게 착색되는 틴트 타입. 진하지 않아서 컬러 립밤 찾는 사람에게 딱.
- 시세이도 모아립(moilip) — 이건 사실 립밤이 아니라 입술 전용 연고에 가까워요. 입술이 자주 트고 갈라지는 사람에겐 진짜 구세주.
💡 꿀팁: 리폰듀에서 "토끼 혈색 입술(うさぎ血色リップ)" 컬러가 요즘 제일 인기예요!
🛁 입욕제 — 20분 목욕 = 2시간 운동?
- 마그마 버블 입욕제 — "20분 들어가 있으면 2시간 운동한 효과"라는 카피로 일본에서 지금 난리 난 입욕제. 넣으면 탄산처럼 버블이 올라오면서 몸을 릴랙스시켜 줘요. 몬스터 버블볼 맥스 버전도 새로 나왔어요.
- 일본의 명탕(日本の名湯) — 전국 유명 온천의 성분을 가져와 만든 시리즈. 투명탕과 니고리탕(뿌연 탕)이 섞여 있는 버라이어티 팩이 가성비 좋아요. 온천 여행 못 가도 집에서 온천 기분 낼 수 있어요.
⚠️ 퍼포먼스만 화려한 입욕제보다는, 독소 배출이나 혈액순환 같은 기능성 제품을 고르는 게 실속 있어요.
🧴 기타 꿀템 — 이것까지 사면 진정한 프로
생활용품
- 에비스(EBISU) 칫솔 — "칫솔 뭐 쓸지 고민이면 이거." 모가 부드러우면서 어금니 끝까지 잘 들어가서 사용감이 압도적으로 좋아요. 일본 다녀온 사람들 사이 입소문 칫솔 1위.
- 네피아(nepia) 보습 티슈 — 실크처럼 부드럽고 안에 스월한(촉촉한) 성분이 들어 있는 프리미엄 포켓 티슈. 173엔(약 1,500원)이면 면세까지 하면 158엔. "한 번 쓰면 다른 티슈 절대 못 써요." 전소미도 쓴다는 그 티슈.
- 시미토리 레스큐(シミとりレスキュー) — 휴대용 얼룩 제거제. 외출 중 옷에 뭔가 묻었을 때 즉석 응급 처치용으로 최고.
- 속옷 전용 세제 — 생리혈 같은 단백질 얼룩을 단번에 지워 버리는 전용 세제. 437엔(약 3,800원). 상비로 하나 갖고 있으면 너무 좋아요.
피부 관리
- 페어 아크네(Pair Acne) 크림 — 여드름 전용 연고. 20년째 파우치에 넣고 다니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스테디셀러.
- 사카무케아(サカムケア) — 액체형 방수 밴드. 상처 위에 바르면 코팅막이 형성되어 물이 묻어도 괜찮아요. 밴드가 자꾸 떨어져서 짜증났던 사람이라면 이게 답.
기타
- 츄르(CIAO ちゅ~る) — 고양이 간식. 일본이 본고장이라 종류가 한국의 3배는 되고, 묶음 팩이 훨씬 저렴해요. 고양이 집사라면 드러그스토어에서 꼭 챙기세요.
- 섬유유연제 — BTS 정국이 쓴다고 소문난 향 포함, 일본 섬유유연제는 향이 다양하고 오래 가서 선물용으로도 인기. 리필용도 나와요.
- 슬림워크(Slim Walk) 압박 스타킹 — 하루 종일 걸어다닌 여행 후 다리 피로 해소용. 착용했다 벗을 때 순환이 되면서 다리가 한결 가벼워져요. 짧은 버전도 있어서 데일리로 신기도 좋아요.
🧾 면세(텍스프리) 총정리
- 조건: 한 매장에서 하루 5,000엔 이상 구매 (소모품 기준, 500,000엔 이하)
- 필수: 여권 원본 (사본 불가)
- 주의: 면세 받은 소모품은 특수 봉투에 밀봉되며, 일본 내에서 개봉 불가. 출국 시까지 보관해야 해요.
- 꿀팁: 드러그스토어에서 쇼핑하다 보면 5,000엔은 정말 금방 넘어요. 소비세 10% 환급이면 5만 원짜리에서 5,000원을 돌려받는 셈이니까, 꼭 한 곳에서 몰아서 사세요.
📝 최종 쇼핑 리스트 요약
| 카테고리 | 필수템 | 가격대 |
|---|---|---|
| 위장약 | 오타이산, 카베진 | 600~1,500엔 |
| 진통제 | 이브 퀵 | 600~1,200엔 |
| 안약 | 산테 FX Neo, 로토 리세 B | 217~800엔 |
| 헤어 | 우루리스 오일, 마토메쥬, 케프 | 400~1,500엔 |
| 스킨케어 | 수이사이 파우더, 세잔느 파우더 | 700~1,980엔 |
| 메이크업 | 러브라이너, 캔메이크 치크 | 600~1,800엔 |
| 립 | 멘소래담 리폰듀, 모아립 | 400~1,200엔 |
| 입욕제 | 마그마 버블, 일본의 명탕 | 300~800엔 |
| 생활용품 | 에비스 칫솔, 네피아 티슈 | 150~500엔 |
전부 다 사면 대략 3~4만 엔(27~36만 원) 정도 나오는데, 면세 받으면 3,000~4,000엔을 돌려받을 수 있어요.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30~50% 싼 제품이 대부분이니까, 드러그스토어 쇼핑만으로도 비행기값 뽕을 뽑을 수 있답니다.
다음에는 돈키호테 vs 드러그스토어, 같은 제품인데 어디가 더 싼지 가격 비교편으로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쇼핑 리스트 스크린샷 찍어 두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