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카레, 그냥 코코이치만 가면 된다고?
일본 여행에서 카레 한 그릇 안 먹고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문제는 대부분 코코이치방야(CoCo壱番屋) 하나만 알고 간다는 거다. 물론 코코이치는 일본 카레의 정석이고, 전국 어디서든 간판을 찾을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하지만 일본에는 코코이치 말고도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카레 체인이 세 곳이나 더 있다. 3대 카레 체인이라 불리는 고고카레, C&C 카레, 그리고 최근 급부상 중인 히노야 카레까지. 이번 글에서는 네 곳을 전부 직접 먹어보고, 뭐가 다른지 솔직하게 비교해 본다.
코코이치방야 — 일본 카레의 교과서
코코이치방야는 일본 카레 입문자에게 가장 먼저 추천할 수 있는 곳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커스터마이징이 자유롭다. 밥 양(보통 200g~400g), 맵기(1~10단계), 토핑까지 전부 내 맘대로 골라서 나만의 카레를 만들 수 있다.
- 💡 맵기 가이드: 4~5단계가 신라면 정도. 6단계부터는 확 매워지니까 매운 거 자신 있는 사람만 도전하자.
- 💡 추천 토핑 조합: 돈카츠 + 치즈가 국룰. 의외로 가지 토핑도 카레와 궁합이 기막히다.
- 💰 가격대: 기본 카레 약 600엔대, 토핑 추가하면 900~1,200엔 선
매장이 깔끔하고 다국어 메뉴도 잘 되어 있어서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주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 전국 1,200개 이상의 매장이 있어서 도쿄든 오사카든 나고야든 호텔 근처에서 금방 찾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 다만,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되는 '선택 장애' 모드에 빠질 수 있다. 처음이라면 로스카츠 카레 + 보통 밥 + 3맵기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고고카레 — 꾸덕 중독, 가나자와 스타일
고고카레(ゴーゴーカレー)는 코코이치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다. 검고 진한 카레 소스가 금속 쟁반 위에 밥, 돈카츠, 얇게 채 썬 양배추와 함께 나온다. 이게 바로 '가나자와 카레' 스타일이다.
- 🍛 특징: 매운 맛보다는 묵직하고 꾸덕한 질감. 카레 소스가 진하고 달큰하면서 무겁다.
- 🦍 상징: 고릴라 마크가 트레이드마크. '고고'는 55를 의미하며, 야구선수 마쓰이 히데키의 등번호에서 유래. 카레를 5시간 끓이고 55시간 숙성시킨다.
- 💰 가격대: 로스카츠 카레 기준 850~950엔 선. 밥은 푸짐하게 나온다.
솔직히 말하면, 호불호가 갈린다. 꾸덕한 질감을 좋아하면 중독되고, 싫어하면 "이게 뭐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카레 양이 밥 양에 비해 좀 적게 느껴진다는 게 아쉬운 점. 밥은 넉넉한데 카레를 아껴 먹어야 하는 상황이 온다.
📝 한 줄 평: 돈카츠와 가장 잘 어울리는 카레. 남성 마니아층이 두텁다. 투박하고 묵직한 한 끼를 원한다면 여기다.
C&C 카레 — 역세권의 숨은 강자
C&C 카레(Curry Shop C&C)는 케이오(京王)그룹이 운영하는 카레 체인으로, 매장 대부분이 지하철역 안이나 역 바로 근처에 있다. 바쁜 직장인과 학생이 점심에 빠르게 한 그릇 때우는 곳인데, 이게 생각보다 진짜 맛있다.
- ⚡ 최대 장점: 빠르고 저렴하다. 플레인 카레 600엔, 돈카츠 카레도 880엔이면 먹을 수 있다.
- 🥬 추천 메뉴: 야채 카레 + 함바그 토핑. 야채가 불향을 살짝 머금으면서 아삭한 식감이 카레와 환상적으로 어울린다.
- 📍 주요 매장: 신주쿠 본점, 시부야점, 아키하바라점, 유라쿠초점 등 도쿄 도심 중심
코코이치의 화려한 커스터마이징도 없고, 고고카레의 임팩트도 없다. 대신 가장 깔끔하고 담백한 정통 일본 카레를 맛볼 수 있다. 자극 없이 편안한 한 그릇을 원하는 사람에게 딱이다.
⚠️ 최대 단점: 도쿄 밖에 매장이 거의 없다. 오사카나 후쿠오카 여행자는 아쉽지만 패스해야 한다.
히노야 카레 — 떠오르는 다크호스
히노야 카레(日乃屋カレー)는 3대 카레 체인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최근 일본에서 가장 핫한 카레 체인이다. 칸다 카레 그랑프리 우승에 전당 입성까지 한 실력파다.
- 🍯 맛의 핵심: "달콤한 맛이 먼저 오고, 매콤한 뒷맛이 따라온다." 이 공식이 히노야의 정체성이다.
- 🥚 시그니처: 온센타마고(반숙 계란)가 올라간 카츠 카레. 카레가 돈카츠를 완전히 덮어서 나오는 부먹 스타일인데, 노른자를 톡 터뜨리면 비주얼도 맛도 완성된다.
- 💰 가격대: 명물 카츠 카레 880~990엔, 히노야 카레(기본) 750~780엔
- 📍 매장 위치: 도쿄(유시마 본점, 칸다, 이케부쿠로 등),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까지 전국 확장 중
다른 체인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좋은 점은 카레 양이 넉넉하다는 거다. 고고카레에서는 카레를 아껴 먹어야 했는데, 히노야는 밥과 카레 비율이 넉넉해서 마지막까지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다. 가격 대비 양도 좋고, 동네 카레집 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4곳 완전 비교표
- 코코이치방야 — 스타일: 커스터마이징 정석 / 가격: 600~1,200엔 / 맵기: 자유 조절(1~10) / 전국 1,200+ 매장 / 추천 대상: 일본 카레 처음인 사람
- 고고카레 — 스타일: 꾸덕 가나자와 / 가격: 850~950엔 / 맵기: 조절 불가 / 도쿄·가나자와 중심 / 추천 대상: 묵직한 카레 좋아하는 사람
- C&C 카레 — 스타일: 깔끔 담백 / 가격: 600~880엔 / 맵기: 기본 고정 / 도쿄 역세권 전용 / 추천 대상: 빠르고 부담 없는 한 끼 원하는 사람
- 히노야 카레 — 스타일: 달콤+매콤 / 가격: 750~990엔 / 맵기: 기본 고정 / 전국 확장 중 / 추천 대상: 가성비 좋은 카레 원하는 사람
실전 추천: 상황별 카레 맛집 고르기
- 🔰 일본 카레 첫 경험 → 코코이치방야 (실패 확률 제로)
- 🍖 돈카츠와 묵직한 한 끼 → 고고카레
- ⏱️ 역에서 빠르게 한 그릇 → C&C 카레
- 🏆 진짜 맛있는 카레가 먹고 싶다 → 히노야 카레
- 🌶️ 매운 카레가 먹고 싶다 → 코코이치방야 6맵기 이상
주문 꿀팁 모음
- 💡 코코이치에서 밥 양 고민되면 보통(200g)이 무난. 300g은 생각보다 많다.
- 💡 고고카레는 카레 양이 적으니 카레 추가(ルー追加) 가능한지 물어보자.
- 💡 C&C 카레에서 야채 카레 주문 시 함바그 토핑을 추가하면 완벽한 조합.
- 💡 히노야 카레의 온센타마고는 반드시 추가. 노른자와 카레의 조화가 핵심이다.
- 💡 대부분의 카레 체인은 식권 발매기로 주문한다. 일본어를 몰라도 사진 보고 버튼 누르면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