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벳푸 온천·지고쿠메구리 완전 가이드: 지옥 순례 7곳·진흙탕·모래 온천·토리텐까지, 큐슈 온천 1번지의 모든 것

에디터 소이
2026.04.14
5
벳푸 온천·지고쿠메구리 완전 가이드: 지옥 순례 7곳·진흙탕·모래 온천·토리텐까지, 큐슈 온천 1번지의 모든 것

처음 벳푸(別府)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딱 하나였어요. "여기 진짜 온천 도시구나." 역 앞에 내리는 순간 사방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거든요. 도로 한가운데서도, 하수구 틈새서도, 골목 어귀서도. 마치 도시 자체가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느낌. 벳푸는 일본에서 온천수가 가장 많이 나오는 도시예요. 하루 용출량이 13만 킬로리터, 전국 총량의 약 7%를 이 작은 도시 하나에서 뿜어내고 있습니다.

후쿠오카에서 특급열차로 두 시간, 오사카에서 신칸센+재래선으로 4~5시간. 접근성도 좋아서 1박 2일 여행지로 딱이에요. 이 글에는 지고쿠메구리(地獄めぐり) 7곳 완전 정복, 온천욕 종류 총정리, 토리텐 같은 현지 먹거리, 유후인 세트 동선까지 전부 담았습니다.

🚂 벳푸 가는 법

  • 후쿠오카(하카타역)에서: JR 소닉 특급 → 벳푸역, 약 2시간~2시간 20분, 편도 약 5,940엔 (자유석 기준)
  • 오사카에서: 신칸센(오사카→고쿠라) + 소닉 특급 환승, 총 4~5시간
  • 비행기 이용 시: 오이타공항 도착 → 리무진버스 45분 → 벳푸역. 도착 직후 공항 내 무료 족탕 체험 가능(꼭 해보세요!)
  • JR 패스 소지자: 소닉 특급 자유석 추가 요금 없이 탑승 가능

벳푸역 자체는 작고 소박해요. 역 앞 광장에 온천 증기가 피어오르는 연출까지 있어서 내리는 순간부터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 지고쿠메구리(地獄めぐり) 완전 정복

지고쿠(地獄)는 '지옥'이라는 뜻인데요, 너무 뜨겁고 위험해서 목욕은 못 하고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온천 연못들이에요. 약 1,200년 전 화산 폭발로 생긴 것들이 지금까지 보글보글 끓고 있다는 게 신기하죠. 총 7개의 지옥이 있고, 크게 두 구역으로 나뉩니다.

입장권은 개별 450~500엔, 7곳 통합권은 2,400엔이에요. 이틀에 걸쳐 쓸 수 있어서 1박 2일 일정이라면 통합권이 훨씬 이득이에요.

간나와(鉄輪) 구역 — 5개 지옥

벳푸역에서 버스 5번·7번 타고 약 15분, 간나와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5개를 걸어서 돌 수 있어요.

  • 🌊 우미지고쿠(海地獄, 바다 지옥)
    코발트블루 색깔의 연못이 바다처럼 보여서 붙은 이름이에요. 온도는 약 98도인데 그 맑고 투명한 파란 빛이 오히려 서늘해 보이는 묘한 느낌. 연못 옆 온실에는 열대 수련이 자라고, 잎 위에 아기를 올려놓는 사진 스팟도 있어요. 7개 중 가장 예쁘다고 손꼽히는 곳입니다. 근처에 온천 달걀(온타마)과 족탕도 무료로 즐길 수 있어요.
  • 🪨 오니이시보즈지고쿠(鬼石坊主地獄, 도깨비 돌 지옥)
    진흙이 보글보글 끓으면서 방울이 터지는 모양이 스님 민머리 같다고 해서 이 이름이에요. 진흙탕 특유의 걸쭉한 느낌이 실제로 인상적이에요. 지옥 옆에 입장료 620엔짜리 공용 온천욕장도 있어서 실제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 🤍 시라이케지고쿠(白池地獄, 흰 연못 지옥)
    뜨거운 흰 우윳빛 물이 가득한 연못이에요. 정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고 작은 수족관도 있습니다. 7개 중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 산책하기 좋아요.
  • 🍳 가마도지고쿠(かまど地獄, 가마솥 지옥)
    개인적으로 가장 재밌었던 곳이에요. 1번지부터 6번지까지 각기 다른 온도와 색깔의 연못이 있고, 온천수를 직접 마셔볼 수도 있고, 손발 족탕, 온천 증기 흡입 코너까지 체험거리가 가장 다양합니다. 도깨비 캐릭터 마스코트가 곳곳에 있어서 포토존도 풍성해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우미지고쿠 + 가마도지고쿠 두 곳만 봐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거예요.
  • 🐊 오니야마지고쿠(鬼山地獄, 도깨비산 지옥)
    악어 100마리 이상이 사육되고 있어요. 이름처럼 '괴물 산' 분위기가 나는 곳인데, 아이들이 특히 좋아합니다. 온천 연못보다 악어가 메인 볼거리예요.

시바세키(柴石) 구역 — 2개 지옥

간나와에서 버스 16번 타고 약 5분 거리. 비교적 한적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예요.

  • 🩸 치노이케지고쿠(血の池地獄, 피 연못 지옥)
    선명한 붉은색 연못이에요. 철분이 많아서 이 색깔이 나는데, 포토그래픽하게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지옥입니다. 대형 기념품 가게도 있고, 피부에 좋다는 치노이케 연고 크림도 여기서만 팔아요.
  • 💦 타쓰마키지고쿠(龍巻地獄, 용오름 지옥)
    30~40분마다 한 번씩 간헐천이 뿜어오르는 곳이에요. 6~10분 동안 분출이 지속되는데, 위에 돌판이 막고 있어서 실제 높이까지는 안 올라가지만 그 압력과 소리가 상당합니다. 타이밍 맞게 방문하면 꽤 장관이에요.
💡 꿀팁: 지고쿠메구리 효율 코스
오전에 간나와 5곳(약 2~3시간) → 점심 → 버스 16번으로 시바세키 2곳(1시간). 전체 5~6시간이면 충분해요. 통합권은 당일+다음날 사용 가능이라 하루에 몰아서 안 가도 됩니다.

♨️ 벳푸 온천욕 가이드: 종류만 알아도 더 즐겁다

벳푸 온천은 8개 구역(벳푸·간나와·묘반·간카이지·하마와키·카메가와·호리타·시바세키)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구역마다 수질과 특색이 달라요. 온천 방식도 일반 탕 하나가 아니라 다양합니다.

  • 일반 온천탕 — 가장 기본. 유황천, 중탄산소다천, 식염천 등 수질이 다양해요
  • 스나유(砂湯, 모래 온천) — 온천열로 자연 가열된 모래 속에 몸을 묻는 방식. 타케가와라(竹瓦温泉) 스파가 유명. 1879년에 지어진 건물 자체가 유형문화재급이에요. 모래탕 1,000엔, 일반탕 300엔
  • 도로유(泥湯, 진흙탕 온천) — 벳푸의 시그니처. 온센 호요랜드(Onsen Hoyo Land)에서 체험 가능. 몸에 진흙을 바르고 담그는데 피부가 정말 부드러워져요
  • 무시유(蒸し湯, 스팀 온천) — 온천 증기로 채워진 방 안에서 한증하는 방식. 간나와 지역에 전통 무시유 시설들이 있어요
  • 비치 모래 온천 — 벳푸 해변에 위치한 벳푸 비치샌드 스파(Beppu Beach Sand Spa). 바다 바로 앞에서 모래 온천을 즐기는 특별한 경험

추천 온천 시설 몇 곳만 꼽자면:

  • 효탄 온천(ひょうたん温泉) — 가성비 끝판왕. 실내탕·야외탕·족탕·모래탕·스팀탕 전부 한 번에 즐길 수 있어요. 미슐랭 그린 가이드 3스타 획득한 곳. 입장료 700엔대
  • 묘반 유노사토(明礬湯の里) — 유황 수질이 강한 산 위 온천. 창문 너머 벳푸 시내를 내려다보며 온천하는 뷰가 인상적. 유노하나(硫黄花, 유황 결정) 제조 오두막도 볼 수 있어요
  • 다케가와라 스파 — 역사와 분위기 모두 최고. 모래 온천은 반드시 예약 필요
⚠️ 온천 입욕 시 주의
문신이 있으면 입장 거부되는 시설이 많습니다. 하이드 가이드로는 대형 료칸보다 공중목욕탕(공중욕장)이 더 자유로운 편이에요. 입장 전 꼭 확인하세요.

🍗 벳푸·오이타 먹거리 총정리

토리텐(とり天)

오이타현 대표 향토 음식이에요. 닭고기(주로 가슴살)를 텐푸라(튀김옷)로 튀긴 건데, 닭가스나 치킨과는 또 달리 담백하고 가벼워요. 폰즈 소스나 마늘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맥주 안주로 최강. 벳푸 시내 어느 이자카야에서든 메뉴판에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온천 찐 달걀(温泉たまご, 온센타마고)

지고쿠메구리 곳곳에서 직접 온천 증기로 쪄낸 달걀을 팝니다. 5개에 200~300엔 수준. 흰자는 살짝 굳고 노른자는 반숙 상태인 그 오묘한 식감이에요. 지옥 배경으로 먹는 경험 자체가 재밌어요.

온천 증기 찜 요리(地獄蒸し)

간나와 지역에는 온천 증기로 채소, 고구마, 해산물을 찌는 '지고쿠무시(地獄蒸し)' 체험 시설이 있어요. 지고쿠무시 공방 간나와에서는 재료를 사서 직접 쪄 먹을 수 있어요. 고구마, 바지락, 게, 잡채 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재료비 포함 800~1,500엔 선.

오카모토야 온천 푸딩(岡本屋の地獄蒸しプリン)

벳푸 명물 간식이에요. 온천 증기로 찐 커피 향 짙은 푸딩인데, 수제라서 뭉근한 질감이 남달라요. 매장 앞에 항상 줄이 서 있는 인기 가게입니다. 지고쿠메구리 가는 길에 들르기 딱 좋아요.

🗺️ 벳푸 + 유후인 세트 동선

벳푸 바로 옆에 유후인(由布院)이라는 소도시가 있어요. 유후다케(由布岳) 화산을 배경으로 킨린코 호수, 아기자기한 공방 거리, 분위기 좋은 료칸들이 가득한 온천 리조트 마을이에요. 벳푸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서 세트로 묶으면 딱이에요.

  • 벳푸 → 유후인: 버스 35분 (유후인노모리 특급 이용 시 50분, 예약 필요)
  • 추천 동선: 1일차 벳푸 지고쿠메구리 + 온천욕, 2일차 유후인 킨린코 산책 + 공방 쇼핑 + 온천 료칸 체크인
💡 이동 꿀팁
벳푸 관광 레인보우 버스 패스를 활용하면 지고쿠메구리 구역 이동이 무제한 무료예요. 1일 700엔, 2일 900엔. 관광안내소나 버스 기사에게 직접 구매 가능.

🏨 숙박 고르는 법

  • 온천 료칸: 간나와 구역(지고쿠 바로 옆)에 가성비 료칸이 많아요. 간나와 온센 히로미야 등 여러 선택지가 있고 1박 8,000~15,000엔대로 조식 포함인 경우도 있어요
  • 럭셔리: ANA 인터컨티넨탈 벳푸 리조트 & 스파 — 옥상 온천 수영장과 벳푸만 뷰가 압도적이에요. 1박 25만 원대~
  • 저예산: 벳푸역 주변 비즈니스호텔 + 근처 공중 온천탕(200~500엔) 조합이면 숙박비 아끼면서 온천은 실컷 즐길 수 있어요
📝 벳푸 여행 체크리스트
✅ 지고쿠메구리 통합권 2,400엔 (이틀 사용 가능)
✅ 간나와행 버스 5·7번 노선 확인
✅ 효탄 온천 또는 온센 호요랜드 진흙탕 체험
✅ 오카모토야 온천 푸딩
✅ 토리텐 이자카야 저녁
✅ 유후인 세트 일정 (+1일)

벳푸는 유명 관광지치고 아직 많이 붐비지 않는 편이에요. 후쿠오카 여행만 생각하다 여기도 같이 묶으면 이런 분위기가 있구나 싶어서 좋았거든요. 온천이라고 하면 하코네나 유후인만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벳푸의 규모와 다양성은 진짜 남달라요. 지옥에서 달걀 하나 쪄 먹으면서 "나 지금 어디 있는 거지?" 싶은 그 순간, 꽤 오래 기억에 남아요.

에디터 소이

남자친구랑 떠나는 여행을 제일 좋아하는 사람. 예쁜 곳은 두 번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