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반신반의했어요. "홋카이도에 좋은 동물원이 있다고?" 삿포로 여행에 아이랑 하루 더 붙여서 아사히카와까지 가는 게 과연 값어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갔다 오고 나서 후회한 건 딱 하나예요. 왜 이제야 갔냐는 것. 아사히야마 동물원, 한 번이면 아이랑 일본 여행 리스트 최상단에 올라가는 곳이에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특별한 이유
일본에 동물원이 없는 건 아니에요. 우에노, 도부, 텐노지, 다 있어요. 근데 아사히야마가 유독 유명한 건 "동물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집착했기 때문이에요.
1994년에 에키노코쿠스 감염으로 고릴라랑 여우원숭이가 죽으면서 동물원이 일시 폐쇄됐어요. 방문객이 뚝 떨어지고, 문 닫을 위기까지 왔었죠. 그때 직원들이 모여서 고민한 게 "동물을 더 넓게 키우는 것"이 아니라 "동물 본연의 행동을 관람객이 더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이었어요. 그 결과가 지금의 아사히야마예요.
1997년부터 하나씩 만든 독특한 전시 시설들 덕분에 2004년에는 월 방문객이 우에노 동물원을 넘어섰고, 2007년에는 연 300만 명이 찾는 일본 최고의 동물원이 됐어요. 입장료는 달랑 1,000엔이에요.
- 개원: 1967년 7월 (홋카이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동물원)
- 입장료: 1,000엔 / 중학생 이하 무료
- 연간 방문객: 최대 300만 명 (2007년 기준)
- 위치: 아사히카와시 동쪽 외곽 히가시아사히카와
📅 운영 시간 — 계절별로 달라요
⚠️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계절마다 운영 시간이 다르고, 휴원 기간도 있어요. 가기 전에 꼭 확인하세요.
- 여름 시즌 (4월 하순 ~ 10월 중순): 9:30 ~ 17:15 (입장 마감 16:00)
- 가을 시즌 (10월 중순 ~ 11월 초순): 9:30 ~ 16:30 (입장 마감 16:00)
- 겨울 시즌 (11월 중순 ~ 4월 초순): 10:30 ~ 15:30 (입장 마감 15:00)
- 휴원: 4월 8일~28일경 / 11월 4일~10일 / 12월 30일~1월 1일
💡 꿀팁: 주말과 연휴엔 인파가 몰려요. 가능하면 평일에 가는 게 훨씬 쾌적해요. 여름 성수기 주말엔 주차장도 가득 차고, 일부 전시관 입장에 줄을 30분 이상 서기도 해요.
🐧 겨울 펭귄 산책 — 아사히야마의 시그니처
아사히야마 동물원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바로 이거예요. 눈 위를 뒤뚱뒤뚱 줄지어 걷는 펭귄들. 동물원 측에서 먼저 시작한 게 아니라 펭귄들이 스스로 걷고 싶어하다 보니 이게 행사가 됐다고 해요.
겨울에 충분한 눈이 쌓이면 (보통 11월 하순~3월 하순), 하루 두 번 펭귄들이 관람객 사이를 15~20분 동안 퍼레이드해요.
- 시간: 오전 11:00 / 오후 14:30 (눈 상황 따라 중단 가능)
- 참여 펭귄: 킹 펭귄, 젠투 펭귄, 험볼트 펭귄, 록호퍼 펭귄 등 4종
- 팁: 코스 양쪽 앞줄을 잡으면 정말 코앞에서 볼 수 있어요. 아이 어깨에 태우거나 무릎 꿇고 찍으면 사진이 예쁘게 나와요.
💡 여름엔 펭귄 산책 대신 냉방이 가동된 전시관 안에서 관람해요. 겨울 산책보다 박력은 덜하지만, 수중 터널에서 '날아다니는' 펭귄은 여름에도 볼 수 있어요.
🔍 독특한 전시관 5곳 — 여기가 핵심이에요
① 펭귄관 — 수중 터널
관람객이 유리 터널 안에 들어가면, 위에서 펭귄들이 마치 날개로 날듯 수중을 유영해요. 물 위에선 뒤뚱거리는 새가 물속에선 완전히 다른 생물이 돼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구간이에요.
⚠️ 여름 성수기엔 입장 대기 줄이 길 수 있어요. 오전 개장 직후 바로 가거나, 오후 늦게 가는 게 덜 기다려요.
② 물범관 — 마린 웨이
수직으로 세운 유리 원통(마린 웨이)을 통해 물범이 360도 회전하며 올라갔다 내려와요. 바로 옆에서, 위에서, 아래서 다 볼 수 있어요. 물범이 우리 눈과 딱 마주치는 순간이 있는데 그게 진짜 감동이에요.
③ 북극곰관 — 씰스 아이
"씰스 아이(Seal's Eye)"라는 이름의 유리 돔이 북극곰 전시장 한가운데 있어요. 돔 안에 들어가면 북극곰이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관람할 수 있어요. 북극곰 발바닥이 얼굴 앞에 다가올 때의 그 크기감이 엄청나요. 아이들한텐 좀 무서울 수도 있어요ㅋㅋ.
④ 늑대관 — 포레스트 돔
숲 안에 설치된 유리 돔으로, 시베리아 늑대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요. 늑대가 관심 없다는 듯 돔 주위를 어슬렁거릴 때 그 눈빛이 진짜예요.
⑤ 오랑우탄관 — 공중 그네 코스
오랑우탄들이 관람로 위 공중에 설치된 로프를 타고 두 전시관 사이를 오가요. 머리 위에서 오랑우탄이 그네 타듯 이동하는 모습이 신기해요. 비가 오면 활동을 안 할 수 있어요.
🐾 꼭 봐야 할 동물들
- 북극곰: 아사히야마의 마스코트. 이름이 있는 개체들도 있어요.
- 레서 판다: 현수교 위를 걷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아이들이 거의 얼어붙음ㅋ
- 아무르 호랑이 / 설표: 맹수관에 있어요. 유리 바로 앞까지 다가오는 경우도 있어요.
- 일본원숭이 (눈원숭이): 눈 맞은 원숭이 산이 있는데, 겨울에 특히 볼만해요.
- 홋카이도 사슴 / 홋카이도 불곰: 홋카이도 토종 야생동물 코너도 꼭 보세요.
- 기린 / 하마: 규모가 있는 편이에요. 아이들이 "크다!"를 연발해요.
🗺️ 동선 추천 — 반나절 vs 하루 코스
동물원 전체 면적은 크지 않아요. 핵심 전시관만 집중적으로 돌면 2~3시간이면 충분하고, 여유롭게 점심까지 먹으면 4~5시간 코스예요.
추천 순서 (여름 기준):
- 펭귄관 (수중 터널) → 입장 직후 가장 먼저
- 물범관 (마린 웨이)
- 북극곰관 (씰스 아이)
- 맹수관 (호랑이·설표·사자)
- 오랑우탄관 (공중 그네)
- 레서 판다 / 눈원숭이
- 늑대관 / 사슴
- 기린·하마관 (가장 안쪽)
⚠️ 동물원이 완만한 언덕 위에 있어서 걷는 양이 꽤 돼요. 유모차 대여 가능하고, 유모차 대여 비용은 300엔이에요. 운동화 필수!
🍜 아사히카와 라멘 — 홋카이도 3대 라멘 중 하나
일본 라멘을 좀 공부했다면 알 거예요. 홋카이도 3대 라멘은 삿포로(미소), 하코다테(소금), 아사히카와(간장)예요.
아사히카와 라멘의 특징은:
- 쇼유(간장) 베이스 육수: 돼지 뼈 + 닭 뼈 + 해산물을 오래 끓인 진한 더블 스프
- 기름막: 표면에 돼지 기름(라드)이 얇게 덮여 있어요. 국물이 식지 않게 해줘서 추운 아사히카와 날씨에 딱 맞는 방식
- 면: 가늘고 단단하며 물결 모양. 국물이 면에 잘 붙어요
- 가격: 한 그릇에 800엔 내외
라멘 빌리지 (아사히카와 라멘 무라)
시내에서 약 5km 북동쪽에 아사히카와 유명 라멘집 8곳이 모여 있는 단지예요. 한 곳에서 여러 가게를 비교해서 먹을 수 있고, 기념품샵과 작은 라멘 신사도 있어요.
- 운영: 11:00~20:00 (1월 1일 휴무, 가게마다 개별 휴무 있음)
- 교통: 아사히카와역에서 버스 35분 (나가야마-쥬조-욘초메 하차 후 5분 도보)
- 또는 열차: 미나미나가야마역 하차 후 도보 5분 (10분, 320엔)
- 가격: 그릇당 약 800엔 내외
💡 라멘 빌리지까지 가기 번거롭다면 아사히카와역 주변에도 라멘집이 많아요. 아오바(青葉), 마사고(まさご) 같은 시내 노포도 유명해요.
🚆 아사히카와 가는 법
서울에서 직항
아사히카와 공항(AKJ)으로 인천에서 직항이 있어요. 피치항공, 에어두 등이 운항해요. 비행시간 약 2시간 30분. 겨울 시즌엔 노선이 증편되는 경우도 있어요.
삿포로 경유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에서 입국 후 JR로 이동하는 방법이 가장 편해요.
- 삿포로역 → 아사히카와역: JR 특급 카무이(カムイ) 또는 라일락(ライラック) → 1시간 25분 ~ 1시간 35분, 4,690엔 (지정석 기준)
- 배차: 약 1시간에 1~2대
- 자유석 이용 시 4,020엔
💡 JR 삿포로-후라노 에어리어 패스: 4일권 16,000엔으로 삿포로↔아사히카와, 비에이, 후라노 구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요. 아사히카와+비에이+후라노를 묶어서 여행할 계획이라면 이게 훨씬 이득이에요.
아사히카와역 → 동물원
- 버스: 41·42·47번 탑승, 40분, 편도 500엔 / 시간당 약 2대
- 택시: 편도 약 3,000~4,000엔
- 차량: 역에서 약 30분 (렌터카 이용 시 편리)
🏨 숙소 고르기
아사히카와역 주변에 비즈니스 호텔이 충분해요. 하루짜리 당일치기보다 1박을 추천해요. 아침 일찍 동물원 가고, 저녁에 라멘 먹고 온천 호텔에서 쉬면 아이도 어른도 만족스러운 일정이 돼요.
- JR 인 아사히카와: 역과 직결, 가격 합리적, 아이온 쇼핑몰 인접. 체크아웃 후 짐 맡기고 동물원 다녀오기 좋아요.
- 도르미 인 아사히카와: 역에서 도보 10분, 온천이 있어요. 아이랑 여행할 때 욕탕 있는 숙소가 편해요.
- 다카사고 온센 (高砂温泉): 본격 온천 여관 분위기. 가족 여행에 딱이에요.
📍 아사히카와 + α 코스 조합
아사히카와를 베이스로 하면 홋카이도 중앙부 명소들을 묶을 수 있어요.
- 비에이(美瑛): 아사히카와역에서 JR 후라노선 약 30분. 언덕 패치워크 밭, 켄&메리 나무, 파란 연못(靑い池). 아이보다 어른한테 더 어울리는 풍경이에요.
- 후라노(富良野): 라벤더 밭으로 유명. 아사히카와역에서 JR 약 1시간. 7월 초~중순이 절정이에요.
- 아사히다케(旭岳): 홋카이도 최고봉 (2,291m). 로프웨이로 올라가면 여름에도 설경이에요. 아이랑 가기엔 난이도 좀 있어요.
- 다이세쓰잔 국립공원: 홋카이도 최대의 야생 국립공원. 트레킹러에게 추천.
🗓️ 추천 일정 — 아이랑 1박 2일
1일차
- 삿포로 출발 → JR 특급 아사히카와역 도착 (1시간 35분)
- 짐 숙소에 맡기고 점심: 아사히카와 라멘 한 그릇
- 오후: 아사히야마 동물원 (13:00~17:00, 입장 마감 16:00)
- 저녁: 동물원 귀환 후 숙소 체크인 → 온천
2일차
- 동물원 오전 타임 (9:30~12:00) 또는 비에이 당일치기 (JR 30분)
- 점심: 비에이 카페 or 아사히카와 시내 식사
- 오후: JR로 삿포로 귀환 또는 공항 직행
💡 동물원을 오전+오후 두 번 나눠서 보고 싶으면, 전날 오후 동물원 → 이튿날 오전 라멘빌리지 + 비에이 순서로 짜는 것도 좋아요.
💬 가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 동물원 내 음식점(런치 박스, 라멘, 소프트아이스크림 등)이 있어요. 소프트크림은 홋카이도 밀크 맛이라 진짜 맛있어요.
- 기념품 가게에서 동물 캐릭터 굿즈 살 수 있어요. 아이가 있으면 예산 잡고 가는 게 좋아요ㅋㅋ
- 여름 성수기에도 동물원 자체는 시원한 편이에요. 나무 그늘이 많고, 전시관 내부는 에어컨이에요.
- 겨울엔 영하 15~20도까지 내려가요. 방한복, 장갑, 부츠는 필수예요. 아이 손발 꼭 챙기세요.
- 동물원 홈페이지에서 당일 이벤트 시간(펭귄 산책, 먹이 타임 등)을 미리 확인하면 더 알차게 볼 수 있어요.
